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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위협 : 일본 자동차산업을 흔든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트럼프에 걸었던 기대, 그리고 현실

친화석연료중심의 미국정책을 지지하는 토요타

친화석연료정책에 일본차의 유리한 환경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트럼프는 임기 내내 친화석연료중심 정책을 펼치며 전기차 전환을 강제하는 법안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을 고수해온 도요타(Toyota)에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었다.

일본차의 적극적 트럼프 지지

도요타는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며 정치적 유대감을 강화했고, 2024년 1월 미국 텍사스 딜러 미팅에서는 트럼프 지지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2월부터 시작된 고율 관세 부과 정책은 분위기를 180도 바꿔 놓았다. 멕시코 및 캐나다에서 조립되는 차량에 25%의 관세가 예고되었고, 4월 2일에는 일본을 포함한 대미 무역흑자국에 대한 '상호 관세'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관세 충격: 일본 경제에 덮친 이중고

친화석연료가 아니라 미국밖 제조가 문제

일본은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 중 하나이며, 미국은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최대 시장이다. 도요타, 혼다(Honda), 닛산(Nissan), 마쓰다(Mazda), 스바루(Subaru) 등 주요 업체들은 미국 내 연간 약 230만 대의 차량을 판매하고, 그 중 약 100만 대는 일본 외 지역에서 생산된다. 특히 멕시코 및 캐나다에서의 조립 생산은 비용효율을 위한 필수 전략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하려는 25%의 관세는 이 전략에 치명적이다. 일본 경제연구소 노무라(Nomura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이 관세로 인해 일본의 2025년 GDP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연간 잠재성장률의 40%에 해당하는 충격이다.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과 수요 위축으로 고전 중인 일본 경제에 있어 이는 치명적인 이중고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요타의 전략: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의 역풍

도요타는 전기차 전환에 신중한 접근을 취해왔다. 다른 글로벌 업체들이 전기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때, 도요타는 하이브리드(HEV) 기술에 집중하며 '시장은 아직 EV에 준비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도요타는 미국에서 단 하나의 대중형 EV 모델만 출시했다.

고율 관세에 수익성 악화우려

트럼프의 탈탄소 정책 반대 입장과 맞물리며 도요타는 전기차 전환 압박으로부터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관세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도요타의 기존 전략은 비용 측면에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해외 생산된 차량에 대한 고율 관세는 도요타의 수익성을 급격히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자동차 산업의 충돌: 공급망 리스크

미국내 생산시설은 이미 포화상태

미국 내 24개 제조공장을 운영 중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자국 생산을 확대해 리스크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 도요타만 해도 미국에 50조 원 이상 투자했으며, 약 4만 9천 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생산능력이 포화 상태이기에 단기간 내 생산 전환은 어렵다고 판단한다.

S&P Global Mobility 마이클 로비넷 부사장은 “현재 불확실한 통상 환경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업체들이 관세 부과에 따른 단기적 대응이 어렵다는 뜻이며, 가격 인상 또는 판매량 감소라는 두 가지 악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 기회와 리스크의 교차점

상대적으로 미국내 생상비중 높은 현기차

이번 트럼프 관세 이슈는 단순히 일본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관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일본 경쟁사들이 가격 인상 압박을 받게 되면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현대모비스, 만도, 한온시스템 등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일본 기업들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되면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도 존재한다.

한국 증시에서 주목할 핵심 기업: 현대차그룹

상대적 수혜기업으로 부각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상대적인 수혜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두 회사는 미국 내 조지아, 앨라배마 공장 등에서 연간 100만 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관세 부담 없이 현지 판매가 가능하다.

특히 기아는 텔루라이드, 소렌토 등 인기 SUV 모델을 현지에서 생산 중이며, 미국 내 인지도와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전략도 트럼프의 규제 완화 기조와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현대모비스(012330)는 미국 내 부품공장 운영과 함께 GM, 포드 등 현지 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일본 업체의 공급차질이 생길 경우 간접 수혜 가능성이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속, 전략적 대응의 중요성

트럼프의 재집권과 그에 따른 고율 관세 정책은 일본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이슈다. 일본은 수십 년간 미국과의 안정적 무역을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을 성장시켜 왔지만, 이번 조치는 그 전제를 뒤흔드는 것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 분석이 필요하다:

  • 관세가 시행될 경우: 일본 자동차주 하락, 현대차·기아 상대적 수혜, 미국 소비자 구매 위축으로 부품 업종엔 단기 충격 발생
  • 관세가 연기되거나 무효화될 경우: 단기 반등 가능성, 도요타의 EV 전략 재조정 여부 주목
  • 지속적인 불확실성 유지 시: 자동차 업종 전반에 걸친 리레이팅, 지역 분산 생산 전략 강화 필요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흐름보다 생산기지 다변화, 현지화 전략, EV 대응 역량을 갖춘 기업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선별하는 것이 유효하다. 또한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투자자에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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